- 해수부, 부산신항 후보지 4곳에
- 최근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마쳐
- 6월 말 용역결과 바탕 선정 예정

수년째 입지를 정하지 못해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부산신항 LNG(액화천연가스) 벙커링 기지 건설을 위한 입지 선정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12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벙커링 기지 입지 선정 작업의 하나로 최근 호남도, 연도, 남컨테이너부두 배후부지, 해경정비창 예정 부지 등 부산신항 내 후보지 4곳을 대상으로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을 했다. 벙커링 기지는 항만 내 육상에 저장탱크와 접안시설을 갖추고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기반시설을 말한다.

로이드선급이 진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후보지별로 벙커링 기지를 건설했을 때 안전성과 선박의 입출항에 지장을 주는 문제가 있는지를 살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해수부가 지난해 청운대에 의뢰해 진행 중인 국내 주요 항만 LNG 공급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용역 과정의 하나로 이뤄졌다. 청운대의 용역 결과는 오는 6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를 토대로 부산항만공사, 터미널 운영사 등 항만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입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후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본격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해수부는 입지 결정 후에도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기지를 건설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우선 트럭으로 LNG를 수송해 육상에서 선박에 공급하고, 인프라가 구축되면 벙커링선박으로 해상에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NG벙커링 기지는 폴라리스쉬핑이 지난 2015년 1월 신항 입구 쪽에 있는 호남도에 6000억 원을 투자해 짓겠다는 제안을 해수부가 받아들이면서 처음 공식화됐다. 하지만 터미널 예정지가 신항 입구에 위치해 있어 선박 입출항 때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해사안전법에 따라 위험선박인 LNG 운반선이 운항하면 신항을 드나드는 컨테이너 선박들은 운항을 30분가량 중단할 수밖에 없어 지연 사태 등이 우려됐다. 이 때문에 부산항만공사와 신항 터미널 운영사, 도선사협회 등이 터미널 위치 변경을 요구하면서 답보상태가 이어졌다.

LNG벙커링 기지는 전세계 해운·항만산업의 선박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고액화천연가스(LNG)로 선박연료가 점차 바뀌면서 부산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모든 해역에서 선박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 해운·항만업계가 선박연료로 값싸고 환경유해물질을 줄이는 데 탁월한 액화천연가스 LNG로 대체하고 있다. 로이드선급은 2025년 세계 LNG 벙커링 수요가 2020만 t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은정 기자